
10월 중순 코스피가 급락하자 “반대매매”라는 단어가 매일 기사 제목에 올랐습니다. 금융투자협회 집계로 미수 관련 반대매매 금액은 10월 12일 271억 원에서 13일 594억 원, 14일 893억 원으로 사흘 만에 약 3.3배가 됐습니다. 그런데 기사를 읽어도 정작 내 계좌에서 궁금한 건 풀리지 않습니다. 내가 산 주식이 몇 % 빠지면 반대매매가 시작되는지, 그리고 왜 부족한 금액보다 훨씬 많은 주식이 팔리는지입니다.
이 글은 그 두 질문을 직접 계산해 봅니다. 증권사 신용거래 설명서에 실린 공식을 그대로 쓰고, 보증금률이 바뀔 때 ‘반대매매 라인’이 얼마나 움직이는지, 뉴스에 나오는 반대매매 통계가 실제로 무엇을 세는 숫자인지까지 차례로 짚습니다.
신용융자 반대매매 계산의 출발점: 담보비율 공식
신용거래융자는 주식을 살 때 대금 일부를 증권사에서 빌리고, 그렇게 산 주식을 담보로 맡기는 거래입니다. 이때 계좌가 버티는 기준이 담보비율입니다.
담보비율 = (담보 주식 평가금액 + 예수금) ÷ 신용융자금 × 100
금융투자업규정은 증권사가 신용융자를 해줄 때 융자금의 140% 이상에 해당하는 담보를 확보하도록 하고, 그 뒤 유지해야 하는 비율은 증권사 내규로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담보유지비율 140%’가 업계에서 가장 흔한 기준이지만, 종목군에 따라 150%를 요구하는 등 실제 수치는 회사와 종목마다 다릅니다. 메리츠증권 설명서는 한 계좌에 종목군이 여러 개면 각 종목군의 유지비율을 금액으로 가중평균해 계좌 전체의 기준을 정한다고 안내합니다.
여기서 두 번째 변수가 보증금률입니다. 1,000만 원어치 주식을 사면서 내 돈을 몇 %나 넣었느냐입니다. 보증금률이 40%면 내 돈 400만 원에 융자 600만 원이고, 매수 직후 담보비율은 1,000 ÷ 600 = 약 167%입니다. 보증금률이 50%면 융자가 500만 원이라 출발점이 200%가 됩니다.
주가가 몇 % 빠지면 140%를 깨나: 보증금률별 반대매매 라인
한 종목을 신용으로 사고 추가 입금이 없다고 가정하면, 담보비율이 140%까지 떨어지는 하락폭은 간단한 식으로 나옵니다.
140% 도달 하락폭 = 1 − 1.4 × (1 − 보증금률)
이 식에 숫자를 넣으면 다음과 같습니다(자체 계산, 이자·수수료 제외).
- 보증금률 40%: 최초 담보비율 167% → 약 16% 하락하면 140%
- 보증금률 45%: 최초 담보비율 182% → 약 23% 하락하면 140%
- 보증금률 50%: 최초 담보비율 200% → 약 30% 하락하면 140%
- 보증금률 60%: 최초 담보비율 250% → 약 44% 하락하면 140%

숫자로 보면 직관과 다른 점이 하나 드러납니다. 보증금률 40%로 산 사람에게 16% 하락은 ‘조정’ 수준이지만 계좌로서는 이미 경계선입니다. 국내 증시 가격제한폭이 하루 30%라는 점을 생각하면, 보증금률이 낮은 계좌는 하한가 하루로도 유지비율 아래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50%로 샀다면 같은 140% 선까지 약 30%의 여유가 생깁니다. 보증금률 5%p 차이가 버틸 수 있는 하락폭을 7%p 늘리는 셈입니다.
다만 이 계산은 ‘매수 직후, 한 종목’ 기준입니다. 이미 주가가 올라 평가이익이 생긴 계좌는 여유가 더 크고, 이자가 쌓였거나 여러 종목을 섞어 산 계좌는 계산이 달라집니다. 내 계좌의 실제 담보비율은 HTS·MTS의 신용 잔고 화면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으니, 이 식은 “얼마나 남았나”를 감 잡는 도구로 쓰는 것이 맞습니다.
담보 부족부터 반대매매까지 걸리는 시간
담보비율이 유지비율 아래로 내려갔다고 그날 바로 팔리는 것은 아닙니다. 메리츠증권 신용거래 설명서(2025년 4월 21일 시행)가 예시로 든 절차는 이렇습니다.
- D일: 장 마감 뒤 오후 4시 30분께 담보를 평가해 유지비율 미달 계좌를 선정하고 추가 담보 납부를 요구합니다. 예시에서는 1만 원에 산 주식이 8,300원이 되면서 담보비율이 138%로 떨어졌습니다.
- D+1일: 추가 담보 납부 기한입니다. 주가가 8,100원(담보비율 135%)으로 더 내려가 부족액 30만 원이 생겼는데 채우지 못했습니다.
- D+2일: 반대매매가 실행됩니다.

평가 시각, 납부 기한, 유예 일수는 증권사 약관마다 다르고, 같은 회사라도 시세가 급변해 채권 회수가 현저히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사전 합의에 따라 추가 담보 요구 없이 처분할 수 있다는 조항이 설명서에 들어 있습니다. 또 이 절차는 신용융자의 이야기입니다. 증거금만 내고 사서 결제일까지 대금을 채워야 하는 미수거래는 구조가 다릅니다. 결제일(매수일로부터 2영업일 뒤)까지 돈을 채우지 못하면 그다음 거래일(매수일로부터 3영업일째)에 반대매매가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라, 신용보다 훨씬 빠르게 정리됩니다.
부족액은 30만 원인데 왜 216만 원어치가 팔릴까
반대매매를 당한 투자자가 가장 많이 당황하는 대목입니다. 앞의 예시에서 부족한 담보는 30만 원뿐이었는데, 설명서 예시상 처분 금액은 약 216만 원으로 부족액의 약 7.2배입니다. 이유는 증권사가 팔아야 할 수량을 계산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기준가격 × (보유수량 − X)] ÷ [신용융자 잔고 − 매도가격 × X] = 담보유지비율
X: 반대매매 수량 / 기준가격: 전일 종가 / 매도가격: 전일 종가에서 할인한 가격
핵심은 분모의 ‘매도가격’입니다. 설명서는 이 가격을 전일 종가 대비 20% 할인된 가격으로 정해 두었습니다(종목·고객별로 달리 정할 수 있음). 다음 날 시장에서 얼마에 팔릴지 모르니 보수적으로 낮게 잡는 것입니다. 전일 종가 8,100원을 넣으면 매도가격은 6,480원이 되고, 식을 풀면 X는 약 308.6주, 올림해서 309주가 나옵니다. 실제로 7,000원에 체결됐다고 하면 309주 × 7,000원 = 216만 3,000원어치가 팔립니다.

같은 식에서 할인율만 바꿔 보면 차이가 선명합니다(자체 계산). 할인 없이 8,100원으로 수량을 잡으면 93주, 10% 할인(7,290원)이면 143주, 20% 할인이면 309주입니다. 할인율이 클수록 ‘안전하게’ 더 많이 팔도록 설계돼 있는 것입니다. 증권사 입장에선 체결가가 예상보다 낮아 다음 날 또 반대매매를 해야 하는 상황을 막는 장치이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바닥 근처 가격에 필요 이상으로 많은 물량이 정리되는 결과가 됩니다. 설명서도 체결가가 매도가격보다 낮으면 다음 영업일에 추가 반대매매가 있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뉴스의 반대매매 통계가 세지 않는 것
10월 기사들이 인용한 반대매매 금액은 금융투자협회가 매일 공시하는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입니다. 이름 그대로 미수거래에 연동된 통계라, 앞에서 계산한 신용융자 담보 부족 반대매매는 이 일별 숫자로는 따로 보이지 않습니다. 2023년 메트로신문 보도에서 금투협 관계자는 각 증권사의 미수거래 반대매매 ‘대상’ 금액이 합산되는 구조라 이 집계를 엄밀히는 ‘반대매매 예정액’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체결액과 정확히 같은 숫자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신용융자 쪽 상황은 다른 지표로 짐작해야 합니다. 아주경제 보도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0월 12일 34조 2,887억 원에서 21일 30조 2,710억 원으로 9일 만에 약 4조 원 줄었습니다. 다만 이 감소분에는 투자자가 스스로 갚은 돈도 섞여 있어 전부를 강제청산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미수금은 늘었습니다. 아시아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위탁매매 미수금은 9월 23일 8,881억 원에서 10월 19일 1조 4,293억 원으로 약 61% 증가했습니다. 신용 한도가 조이자 수요가 미수로 옮겨 가는 ‘풍선효과’가 숫자로 나타난 셈입니다.
신용과 미수를 합친 그림은 금융감독원이 6월에 한 번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신용융자·미수거래의 하루 평균 반대매매가 지난해 100억 원 수준에서 올해 5월 약 370억 원대(보도에 따라 373억~374억 원)로 늘었다는 내용입니다. 아시아투데이는 이 가운데 미수거래 비중이 약 80%였다고 전했습니다. 하루하루의 뉴스 숫자만 보면 신용 쪽 위험이 빠져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시기 수급 흐름은 코스피 수급 주체별 읽는 법에서 정리한 ‘개인·기타법인’ 칸과 함께 보면 맥락이 잡힙니다.
달라지는 규칙: 한도 90%, 종목 15%, 보증금률 50%
금융투자협회와 10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9월 23일 신용융자 자율관리 강화방안을 내놨습니다. 내용은 세 가지입니다.
- 10월 1일부터: 신용융자를 포함한 신용공여 규모를 법정 한도(자기자본 100%)보다 낮은 자기자본의 90% 이내로 자율 관리
- 10월 19일부터: 특정 종목의 신용융자 비중이 각 사 신용융자 총액의 15%를 넘으면 신규 투자분을 별도 관리
- 연내 추진(시행일 미정): 발표 당시 45%인 신용융자 최저 보증금률을 50%로 5%p 인상
앞의 계산에 대입하면 세 번째 변화의 의미가 분명해집니다. 최저 보증금률이 45%에서 50%로 오르면, 최저 보증금으로 산 계좌가 140%까지 버틸 수 있는 하락폭은 약 23%에서 약 30%로 넓어집니다. 대신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주식은 줄어듭니다. 내 돈 500만 원이면 지금은 약 1,111만 원어치, 50%가 되면 1,000만 원어치까지입니다(자체 계산). 다만 이 인상안은 전 증권사 동시 시행을 목표로 협의 중이라 적용 시점과 세부 방식은 각 증권사 공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종목별 15% 관리도 이미 현장에서 체감됩니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신규 신용매수를 막거나 한도를 줄였습니다. 이익은 사상 최대인데 주가가 크게 흔들린 SK하이닉스를 둘러싼 논쟁은 SK하이닉스 피크아웃 논쟁에서, 자사주 매입이라는 ‘쿠션’이 빠진 뒤 지수가 급락한 배경은 코스피 5.46% 급락, 자사주 매입이 끝난 뒤 수급 공백에서 다뤘습니다. 대형주에 신용이 쏠렸던 구조가 이번 규제의 직접적인 배경입니다.
신용 계좌를 가진 사람이 지금 점검할 5가지

- 내 증권사의 담보유지비율: 140%인지, 종목군별로 다른지 약관이나 앱에서 확인합니다.
- 현재 담보비율과 ‘140%까지 남은 하락폭’: 위 식에 현재 평가금액과 융자금을 넣어 계산해 둡니다. 남은 폭이 하루 가격제한폭(30%)보다 작다면 하루 사이에도 담보 부족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 추가 담보 납부 기한과 방법: 현금 입금 외에 다른 주식(대용증권)으로 채울 수 있는지, 마감 시각이 언제인지 확인합니다.
- 반대매매 수량 산정 할인율: 20%인지 다른 비율인지에 따라 실제로 팔리는 물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 만기와 이자: 설명서 기준 신용융자 기간은 90일이고, 만기에 갚지 못해도 반대매매가 나갑니다. 연체이자율은 약정이자율에 3%p를 더한 수준이라고 안내돼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담보유지비율 140%는 법으로 정해진 숫자인가요?
금융투자업규정은 신용융자 시 140% 이상의 담보를 확보하도록 하고, 유지비율은 증권사 내규로 정하게 합니다. 그래서 140%가 일반적이지만 회사·종목군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2022년 7월 급락장에서는 금융위원회가 석 달간 한시적으로 증권사의 담보비율 유지 의무를 면제한 전례도 있지만, 그때도 반대매매를 실제로 미룰지는 각 증권사가 정했습니다.
Q2. 주가가 다시 오르면 반대매매가 취소되나요?
설명서상 담보 평가는 매일 장 마감 뒤 이뤄지고, 담보가 다시 충족되면 부족 회차가 초기화됩니다. 다만 납부 기한이 지나 반대매매 주문이 나간 뒤에는 장중 반등과 관계없이 처분될 수 있으므로, 기한 안에 담보를 채우거나 일부를 직접 상환하는 편이 손실을 통제하기 쉽습니다.
Q3. 반대매매로 주식을 다 팔고도 빚이 남을 수 있나요?
그렇습니다. 하한가가 이어지는 등 처분 가격이 융자금보다 낮아지면 원금 이상의 손실이 생기고, 남은 금액은 연체로 잡혀 연체이자와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서에 명시돼 있습니다.
Q4. 미수거래와 신용융자, 어느 쪽이 더 위험한가요?
미수는 결제일까지 이틀 안에 돈을 채워야 하고 못 채우면 바로 다음 거래일에 정리되는 초단기 구조라 대응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신용은 시간 여유가 있는 대신 이자가 쌓이고 하락이 길어지면 담보 부족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위험의 모양이 다를 뿐, 둘 다 원금 이상 손실이 가능한 레버리지 거래입니다.
핵심 요약
- 담보비율 = (평가금액 + 예수금) ÷ 융자금. 업계에서 흔한 유지 기준은 140%입니다.
- 140%까지의 하락폭 = 1 − 1.4 × (1 − 보증금률). 보증금률 40%면 약 16%, 45%면 약 23%, 50%면 약 30%입니다.
- 반대매매 수량은 전일 종가의 20% 할인가로 산정하는 경우가 많아, 부족액보다 몇 배 많은 금액이 처분될 수 있습니다.
- 뉴스의 일별 반대매매 통계는 미수거래 기준이라 신용융자 반대매매는 따로 보이지 않습니다.
- 최저 보증금률 50% 인상은 연내 추진 중이며 시행일은 증권사 공지로 확인해야 합니다.
결론: 반대매매는 ‘운’이 아니라 계산 가능한 선이다
반대매매는 갑자기 들이닥치는 사고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보증금률과 유지비율 두 숫자로 미리 그려 둘 수 있는 선입니다. 보증금률 40%로 산 계좌에 16% 하락은 이미 경계선이고, 그 선을 넘으면 부족액의 몇 배가 바닥 가격에 팔릴 수 있습니다. 10월의 숫자들은 그 선이 시장 전체에서 한꺼번에 넘어갈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 줬습니다. 신용을 쓰고 있다면 오늘 내 계좌의 ‘남은 하락폭’을 한 번 계산해 두는 것만으로도 다음 급락장에서 선택지가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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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신용거래 구조와 계산 방법을 설명하기 위한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종목·상품의 매수·매도나 신용거래 이용을 권유하지 않고 개인화된 투자자문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담보유지비율·반대매매 수량 산정 방식·납부 기한은 증권사 약관마다 다르며, 보증금률 인상 등 관련 규제는 시행 전 세부 내용이 바뀔 수 있습니다. 실제 거래 전에는 이용 중인 증권사의 설명서와 최신 공지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수치와 내용은 작성 시점(2026년 10월 27일) 기준 공개 자료와 자체 계산을 근거로 하며 이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주요 출처: 메리츠증권 신용거래(융자·대주) 설명서, 아주경제(2026.10.23), 뉴스핌·아시아투데이·SBS Biz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