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46% 급락, 자사주 매입이 끝난 뒤 수급 공백이 드러난 이유는

메모리 모듈 위에 얹힌 반도체 칩을 가까이에서 찍은 사진

10월 13일 코스피는 하루 만에 5.46% 떨어진 6,035.35로 마감했습니다. 장중에는 5,911.11까지 밀리며 6,000선이 깨졌고, 프로그램 매도 호가를 일시 정지시키는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됐습니다. 지수는 이달 6일(종가 6,941.39)부터 5거래일 연속 내렸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질문이 하나 남습니다. 7,000선 부근에서 외국인 매도를 그렇게 오래 받아낸 매수세는 누구였고, 그 매수가 멈추자 왜 하루에 이만큼 빠졌을까요? 이 글은 속보를 나열하기보다, 이번 급락에서 시장이 가장 많이 입에 올린 단어인 “자사주 매입이라는 쿠션”이 실제로 무엇이었는지부터 따져봅니다.

13일 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낙폭이 반도체 대형주에 쏠렸다

보도를 종합하면 13일 삼성전자는 7.39% 내린 23만 2,000원, SK하이닉스는 10.09% 내린 144만 3,000원에 마감했습니다(일부 매체는 이와 다른 수치를 전했지만, 한국거래소 마감 기준으로 복수 보도가 일치하는 값을 썼습니다). 코스닥은 1.43% 내려 837.03이었으니, 하락이 코스피 대형 반도체주에 집중된 하루였다는 점이 숫자로 드러납니다. 종가 기준으로는 7월 30일 종가(5,593.5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수급을 보면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4조 5천억 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약 2조 2천억 원)과 기관(약 1조 7천억 원)이 순매수로 받았습니다. 같은 날 외국인 순매도액을 2조 원대로 전한 보도도 있는데, 장중·마감 기준이나 집계 시점에 따른 차이로 보이며 복수 보도가 일치하는 약 4조 5천억 원을 이 글의 기준으로 삼습니다. 이런 일별 수급 숫자가 매체마다 달라지는 이유는 코스피 수급 주체별 읽는 법에서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2026년 10월 13일 코스피 5.46%, 삼성전자 7.39%, SK하이닉스 10.09%, 코스닥 1.43% 하락을 보여주는 가로 막대그래프

“쿠션”의 정체: 자사주 매입은 주가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매도를 받아주는 일

흔한 오해부터 짚겠습니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를 끌어올리는 마법”이 아니라, 누군가 팔 때 회사가 사 주는 매수 주문입니다. 거래소 투자자별 매매동향에서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통상 ‘기타법인’ 순매수로 집계되기 때문에, 이번 가을 코스피에서는 기타법인이 외국인과 개인의 매도를 대신 받아내는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코리아타임스가 전한 8월 20일~9월 18일 집계에서는 기타법인이 약 33조 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약 18조 5천억 원, 개인은 약 15조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파이낸셜뉴스의 8월 31일~10월 2일 집계도 기타법인 약 35조 원 순매수, 외국인 약 22조 원 순매도, 개인 약 18조 원 순매도로 같은 구조입니다. 기간과 기준이 달라 숫자는 다르지만 방향은 일치합니다.

8월 20일부터 9월 18일, 8월 31일부터 10월 2일 두 집계 기간의 코스피 기타법인 순매수와 외국인·개인 순매도를 비교한 막대그래프

또 하나 구분할 점은 두 회사의 자사주 성격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SK하이닉스는 40조 원어치(약 2,407만 주)를 사서 전량 소각하는 계획이고, 삼성전자의 15조 원 매입은 임직원 주식보상용으로 공시됐습니다. 소각은 발행주식 수 자체를 줄이는 반면, 보상용 자사주는 보유분으로 남아 이후 활용 방식에 따라 시장 수급에 다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삼성전자가 보유 자사주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데일리 보도 기준 확인되는 내용입니다.

쿠션이 얇아진 시간표: 하루 5,000억 원 안팎의 매수가 멈춘 날

삼성전자는 8월 24일부터 매입을 시작해 10월 6일 15조 원 매입을 마쳤고, 이 사실은 10월 12일 공시로 확인됐습니다. 총 5,685만 6,305주를 평균 26만 3,823원에 샀고, 보유 자사주는 보통주의 2.34%가 됐습니다. 당초 종료 예정일(11월 21일)보다 약 46일 앞선 것으로, 한국경제는 종료 전 하루 5,000억 원 안팎의 고정 매수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매입 마지막 날이던 6일부터 코스피는 5거래일 연속 내려 약 968포인트 빠졌습니다(머니투데이 집계).

SK하이닉스 8월 20일 매입 시작, 삼성전자 10월 6일 매입 완료, 10월 13일 코스피 급락까지의 자사주 매입 타임라인

눈에 띄는 비교가 하나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평균 매입단가 26만 3,823원에 비해 13일 종가 23만 2,000원은 약 12% 낮습니다(자체 계산). 회사가 사들인 평균 가격보다 시장 가격이 낮아졌다는 뜻이지만, 이것이 주가 방향을 알려주는 신호는 아닙니다. 매입 단가는 과거의 사실일 뿐이고, 앞으로의 주가는 실적과 수급이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SK하이닉스의 매입은 종료 시점이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10월 2일 기준 약 76%, 이후 약 90%까지 진행됐다는 보도가 나왔고, 하루 65만 주 안팎의 속도라면 당초 예정(11월 19일)보다 크게 앞당겨져 이달 안에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습니다. 집계마다 수치가 달라 정확한 진행률은 회사 공시로 확인해야 합니다. 반도체 업황 자체의 구조는 HBM·AI 반도체 밸류체인 지도에서 정리해 두었으니 함께 보면 이번 급락의 배경이 더 잘 보입니다.

그런데 매입 종료만이 원인일까: 엇갈리는 진단

여기가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쿠션이 사라졌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있지만 유일한 설명은 아닙니다. 보도에 나온 진단을 나눠 보면 이렇습니다.

  • 수급 공백론 — 머니투데이는 KB증권 연구원이 반도체 투자심리 악화, 증시 수급 공백, 불안한 매크로 환경의 지속을 원인으로 꼽았다고 전했고, 코리아타임스는 대신증권 연구원이 자사주 매입이라는 완충장치가 사라진 점을 핵심으로 짚었다고 보도했습니다.
  • 반도체 업황 우려론 — 서울경제는 중국 메모리 업체 CXMT가 연내 차세대 서버용 메모리 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라는 소식과 전날 미국 반도체주 약세가 부담을 줬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OpenAI 매출 보도와 반도체주 급락에서 다룬 AI 투자 사이클 우려도 같은 맥락입니다.
  • 외국인 수급이 본질이라는 시각 — 코리아헤럴드는 유안타증권 연구원이 “외국인 자금 흐름이 이제 반도체 실적보다 더 큰 걱정거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삼성전자가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 원을 넘긴 3분기 잠정 실적(약 107조 원, 10월 8일 발표)을 내놓았는데도 하락이 이어졌다는 점이 이 시각의 근거입니다.

밸류에이션을 둘러싼 견해도 갈립니다. 코리아타임스는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이 4.54배로 7월 30일 저점(4.74배)보다 낮아져 역대 최저 수준이라고 전했고(최저의 기준은 보도마다 조금 다릅니다), 키움증권 연구원은 PER이 5배를 밑돌아 단기 기술적 반등이 가능하다고 봤다고 코리아헤럴드가 보도했습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전과 달리 반등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외국인 수급 변화·미국 장기금리 하락·내년 반도체 이익 추정치 상향이 필요하다고 짚었습니다. 낮은 PER은 “싸다”는 신호일 수도 있지만 “이익이 꺾인다는 전망을 미리 반영했다”는 신호일 수도 있어서, 숫자만으로는 어느 쪽인지 판정할 수 없습니다. 미국 장기금리 쪽 부담은 미국 10년물 5%대 진입 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뉴욕증권거래소 건물 정면을 낮에 올려다본 사진

외국인 매도가 얼마나 이어졌는지에 대한 흐름은 반도체 수출 사상 최대인데도 외국인이 5개월째 순매도한 이유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급락은 그 흐름의 연장선에서, 그동안 받쳐 주던 힘이 약해진 날로 읽는 편이 안전합니다.

앞으로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예측 대신 점검 목록

급락 다음 날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는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대신 이번 사안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확인 지점을 정리해 둘 수 있습니다. SK하이닉스 매입이 끝나는 시점과 그 이후의 수급, 삼성전자의 보유 자사주 활용 방침, 외국인 매도의 방향 전환 여부, 3분기 실적과 주주환원 발표, 그리고 중국 메모리 업체의 신제품 일정입니다. 이 중 어느 것도 “이렇게 될 것”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SK하이닉스 매입 종료 시점, 삼성전자 자사주 활용, 외국인 수급, 3분기 실적, 중국 메모리 신제품 등 확인할 5가지 체크리스트

자주 묻는 질문

Q. 자사주 매입이 끝났으니 주가가 계속 내려가나요?
A.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매입은 매도를 받아 주는 힘일 뿐이고, 이후 흐름은 실적, 외국인 수급, 금리 같은 다른 변수에 좌우됩니다. 일부 연구원은 단기 기술적 반등 가능성을, 다른 연구원은 반등에 시간이 걸릴 가능성을 각각 언급했습니다.

Q. 기타법인 순매수는 모두 자사주 매입인가요?
A. 아닙니다. 자사주 매입이 통상 기타법인으로 잡힌다는 것이지, 기타법인 순매수 전부가 자사주는 아닙니다. 그래서 기타법인 숫자는 자사주 진행 상황과 함께 봐야 합니다.

Q.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는 어떻게 다른가요?
A. SK하이닉스는 매입 후 전량 소각 계획이고, 삼성전자의 이번 15조 원은 임직원 주식보상용 매입으로 공시됐습니다. 활용 방식에 따라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습니다.

결론: 쿠션이 사라진 날, 시장은 원래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급락은 자사주 매입이라는 기업발 매수가 약해지는 시점에, 반도체 업황 우려와 외국인 매도가 겹쳐 나타난 것으로 정리됩니다. 쿠션의 효과를 과대평가해서도, 과소평가해서도 안 되며, 어느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하려는 글을 만나면 의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어떤 매수 주체가 시장에 남아 있고, 그 주체가 왜 사거나 팔았는지를 구분해서 읽는 습관입니다.

이런 급락장에서 빚투 계좌가 어느 지점부터 강제로 정리되는지는 신용융자 반대매매 계산법에서 보증금률별 하락폭과 처분 수량 산식으로 따로 계산해 두었습니다.

이 주제의 전체 지도는 한국 증시 가이드에서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 본 글은 특정 종목·상품에 대한 투자 권유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니며, 개인화된 투자자문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자사주 매입 진행 상황과 향후 활용 방침, 실적 일정 등은 회사 공시와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투자 의사결정 전에는 반드시 증권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고 한국거래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의 최신 자료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수치와 내용은 작성 시점(2026년 10월 14일) 기준 공개된 보도와 자료를 근거로 하며, 매체별 집계 기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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