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사상 최대인데 외국인은 5개월째 코스피 순매도, 왜일까

항만 컨테이너 크레인과 저녁 하늘, 수출 호조를 상징하는 자료사진

2026년 9월 한국의 수출은 1,209억 달러로 월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반도체 수출은 단일 품목 최초로 600억 달러를 넘어 603억 달러에 이르렀습니다(산업통상부 9월 수출입 동향, 10월 1일 발표). 그런데 같은 달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21조 5,108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5개월 연속 ‘팔자’를 이어갔습니다(한국거래소 집계, 서울경제 보도). 나라가 가장 많이 번 달에, 가장 큰 손님은 가장 많이 팔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글은 이 어긋남을 하나의 질문으로 풀어봅니다. “실적이 좋은데 외국인은 왜 팔까?” 결론부터 말하면 답은 한 가지가 아니라 세 겹입니다. 이미 오른 주가와 비중의 문제, 미국 장기금리의 문제, 그리고 “지금 이익”이 아니라 “내년 이익”을 본다는 문제입니다. 앞서 추석 뒤 코스피 급락을 다룬 글에서 본 수급의 쏠림이 어떻게 이어졌는지도 함께 확인하겠습니다.

두 숫자는 같은 달에 나란히 놓였다

9월 수출 1209억 달러, 반도체 수출 603억 달러와 외국인 코스피 순매도 21.5조 원을 비교한 카드형 인포그래픽

먼저 두 사실을 분리해서 보겠습니다. 수출 쪽은 전년 동월 대비 83.5% 증가, 반도체는 262.8% 증가라는 숫자가 보도됐고, 1~9월 누적 수출은 8,145억 달러로 지난해 연간 수출액(7,093억 달러)을 이미 넘었습니다. 메모리 수요가 이 정도로 강한 해는 드뭅니다.

반대편 수급은 서늘합니다.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9월 한 달 개인도 14조 2,370억 원을 순매도했고, 이를 받아준 쪽은 기관(4조 4,178억 원 순매수)과 기타법인(31조 3,992억 원 순매수)이었습니다. 기사는 기타법인 매수의 상당 부분을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으로 해석했습니다. 쉽게 말해 외국인과 개인이 판 물량을 회사 자신과 기관이 받아내며 지수를 지탱했다는 뜻입니다.

순매도의 모양: 규모는 줄었지만 범위는 넓어졌다

2026년 5월부터 9월까지 외국인 코스피 월별 순매도 막대그래프

월별로 보면 외국인의 순매도는 5월 약 44조 원, 6월 약 45조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7월 약 8.6조 원, 8월 약 9.8조 원으로 줄었다가 9월에 21.5조 원으로 다시 커졌습니다(뉴스핌·서울경제 보도 종합). 금액만 보면 5~6월보다는 작지만, 한국경제가 짚은 지점은 “무엇을 파는가”가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인용한 한국경제 보도에서 외국인의 순매도는 올해 1~9월 총 190조 5,000억 원(종목 기준)이고, 삼성전자(우선주 포함)와 SK하이닉스(SK스퀘어 포함) 관련 4개 종목이 178조 원으로 93.4%를 차지했습니다. 상반기 급등한 반도체 대형주의 차익 실현이 출발점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9월에는 외국인이 코스피 상장 종목의 73.1%를 순매도했다고 합니다(7월 40.4%, 8월 57.3%). 반도체 대형주를 넘어 전 업종으로 매도가 번졌다는 신호입니다.

같은 한 달인데도 집계 기준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는 점은 알아두어야 합니다. 서울경제는 9월 한 달을 21.5조 원으로, 아시아경제는 애프터마켓 거래를 포함해 9월 1일~10월 2일 22거래일 동안 20조 3,050억 원 순매도로 전했습니다. 기간과 시장 범위가 달라 생기는 차이이므로, 수치를 인용할 때는 기준 기간을 함께 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세 겹의 이유: 비중, 금리, 그리고 내년 이익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 외국인 비중 39.66%, 삼성전자 46.41%, SK하이닉스 49.76% 막대그래프

첫째, 오른 만큼 커진 비중과 낮아진 외국인 지분율

서울경제는 9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3.27%, 6.09% 오르면서 두 종목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이 48.81%에서 50.85%로 높아졌다고 전했습니다. 한 지수에서 두 종목이 절반을 넘으면,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이려는 투자자의 매도는 구조적으로 이 두 종목에 몰립니다. 실제로 아시아경제 보도 기준 외국인 보유율은 10월 2일 현재 SK하이닉스 49.76%로 2023년 5월 이후 약 3년 4개월 만의 최저, 삼성전자는 46.41%이고,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9.66%까지 내려왔습니다.

둘째, 미국 장기금리

서울경제에 따르면 9월 29일(현지 시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29%까지 올라 2007년 고점 부근, 약 19년 만의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전해졌습니다. 국채에서 이 정도 이자를 받을 수 있다면 신흥국 주식의 상대 매력은 떨어집니다. 이 흐름은 미국 10년물 5.2% 글과 미·영·프 장기금리 동시 급등 글에서 다룬 채권시장 변화와 같은 맥락입니다. IBK투자증권의 한 연구위원은 외국인 매도가 “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자산 축소 움직임”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딩 플로어 자료사진, 글로벌 자금 이동을 상징

셋째, 이익을 보는 시점이 다르다

수출이 사상 최대라는 사실은 9월 이전에도 이미 상당 부분 예상된 흐름이었습니다. 시장은 현재 이익보다 “그 이익이 내년 전망을 얼마나 끌어올렸는가”에 값을 매깁니다. 신한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영업이익이 예상을 5% 이상 웃돈 기업의 실적 발표 후 4주간 코스피 대비 초과수익률 중앙값은 1.62%포인트였지만,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전망까지 2% 이상 올라간 기업은 3.33%포인트였습니다. 좋은 실적이 곧바로 주가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를 보여주는 통계입니다. 반도체 업황의 구조는 HBM·AI 반도체 밸류체인 지도에서 마이크론 사례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낙관과 비관이 갈리는 지점

전문가 견해는 엇갈립니다. 낙관론은 반도체 업황이 견조하다는 점이 어닝 시즌에 확인되고 이익 가시성이 커지면 외국인이 돌아올 수 있다고 봅니다. 키움증권의 한 연구원은 이달 중 매크로 불안이 정점을 지나고 3분기 실적 시즌 이후 이익 가시성이 확보되면 외국인 순매수 유인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신중론은 미국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 이익 전망이 좋아져도 외국인의 매수 전환이 늦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한국경제가 인용한 한 외국계 증권사 센터장은 코스피가 전고점을 넘으려면 외국인 귀환이 필수인데 “뾰족한 방법이 없어 보인다”고 했습니다.

10월 2일 발표된 미국 9월 고용이 변수입니다. 비농업 고용이 2만 9,000명 늘어나는 데 그쳐 시장 예상(8만 명대)을 크게 밑돌았고 실업률은 4.2%로 올랐으며, 7~8월 수치도 합산 6만 명 하향 수정됐다고 보도됐습니다. 금리 인상 우려를 누그러뜨릴 재료지만, 고용 둔화가 경기 우려로 번지면 위험자산 선호가 다시 흔들릴 수도 있어 해석이 갈립니다. 코스피는 10월 1일 1.95% 올라 6,971.35에 마감했고, 10월 2일 0.46% 상승해 5거래일 만에 7,000선을 회복했다고 전해졌습니다.

이번 주 확인할 일정

외국인 수급을 가를 이번 주 체크포인트 타임라인: 9월 순매도 확정, 수출, 미국 고용, 삼성전자 잠정실적

가장 가까운 시험대는 10월 8일로 예정된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입니다. 와이즈리포트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108조 원 안팎으로 전해졌고, 발표되면 국내 기업 최초의 분기 영업이익 100조 원대 여부가 관심을 모을 전망입니다. 다만 잠정실적에는 매출과 영업이익만 공개되므로, 중요한 “내년 이익 전망”은 이후 증권사 리포트와 컨퍼런스콜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SK하이닉스 3분기 실적은 10월 하순 발표가 예상되며, 확정 일정은 회사 공시로 확인해야 합니다. 개인 투자자가 볼 지표는 세 가지로 압축됩니다. 외국인 순매수·순매도의 방향, 두 종목의 외국인 지분율 추이, 그리고 미국 10년물 금리의 방향입니다. 코스피 수급을 해석하는 더 큰 틀은 한국 증시 가이드에 모아두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수출이 사상 최대면 주가는 오르는 게 정상 아닌가요?
A. 주가는 이미 알려진 실적보다 앞으로의 이익 전망 변화에 더 민감합니다. 신한투자증권 분석처럼 실적 호조 후 내년 EPS 전망까지 상향된 경우에 초과수익이 더 컸다는 자료도 있습니다.

Q. 외국인 지분율이 낮아졌다는 건 나쁜 신호인가요?
A. 방향만으로 좋고 나쁨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외국인이 시장 가격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지분율의 반등 여부는 수급 개선의 한 지표로 참고됩니다.

Q. 외국인 순매도 금액이 기사마다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집계 기간(월간 vs 특정 구간), 애프터마켓 포함 여부, 종목 기준 vs 시장 기준 등 정의가 달라서입니다. 인용할 때는 기준을 함께 확인하세요.

정리: 숫자가 어긋날 때 질문을 바꿔라

수출이 사상 최대인데도 외국인이 판다는 사실은 모순이 아니라 “무엇을 기준으로 값을 매기는가”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외국인은 지금의 이익이 아니라 비중, 금리, 내년 이익 전망을 한꺼번에 계산합니다. 10월 8일 삼성전자 잠정실적과 이어지는 어닝 시즌이 이 계산에 새로운 입력값을 줄 것입니다. 개인 투자자에게 필요한 태도는 특정 종목의 방향을 맞히려는 것이 아니라, 수급 구조와 금리라는 변수를 함께 읽는 습관입니다.

수급표 자체를 읽는 법이 궁금하다면 코스피 수급 주체별 읽는 법 총정리를 함께 참고하세요.

자사주 매입이 끝난 뒤 수급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코스피 5.46% 급락과 자사주 수급 공백 분석에서 이어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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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특정 종목·상품에 대한 투자 권유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니며, 개인화된 투자자문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언급된 실적 전망과 일정은 예정·추정 사항으로 변경될 수 있습니다. 실제 투자 의사결정 전에는 증권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고 한국거래소·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의 최신 공시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수치와 내용은 작성 시점(2026년 10월 5일) 기준 공개된 보도·자료를 근거로 하며 이후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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